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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4-10-13 14:29:40
얼마 전에 23세 무발화인 자폐 청년의 엄마가 저와 세션을 시작했습니다.
엄마는 그동안 여기저기서 ABA수업도 많이 들었고 공부도 많이 하신 것 같았습니다.
정말 노력을 많이 했지만 결국 무발화인 채 성인이 되어버렸다고 답답함을 토로하였습니다.
어머니가 저를 찾아오신 이유가 문제 행동이었기 때문에 세션 초반에는 행동 전/후 중재, 즉 보호자에게 중재 방법을 가르치는데 촛점을 두었습니다.
엄마는 ABC chart도 잘 적어오셨고, 중재 방법도 금방 익히셔서 수월하게 중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제 기능적인 의사소통 기술을 올려보자고 하니 엄마는 반신 반의하며 "23살이면 너무 늦지 않았을까요?"라고 하셨습니다.
어떤 형태로 가르쳐야 하나 하고 기술을 살펴보니 동작 모방, 음성 모방도 잘 안되는 이 청년은 놀랍게도 글을 쓸 줄 알았습니다.
문제는 엄마가 손을 잡아 주어야 글을 쓴다는 것이었어요. 독립적으로 의사를 표현할 수 없다는 뜻이죠.
그래서 손짓이든, pecs든, 글이든, 말이든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엄마의 말로는 어렸을 때는 소리도 좀 내고 입 모양도 따라했었는데 지금은 전혀 그런 기술을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포인팅부터 PECS까지는 그 전에 해보았기 때문에 무난하게 넘어갔습니다.
문제는 말로 요구하는 단계에서 소리도 전혀 내지 않을 뿐더러 입 모양을 모방하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동작 모방과 음성 모방을 병행하고 꾸준히 3주 동안 맨드를 진행했더니 놀랍게도 '아'와 '우' 모양을 독립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별 기대를 하지 않았던 엄마는 기쁘면서도 지금까지 자신이 한 방법이 틀려서 아들이 지금까지 무발화였던 것 같다고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지금이라도 방향을 잘 잡았으니 열심히 해보자고 엄마를 격려해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