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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1-01-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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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개발원은 2020년 우리나라 발달장애 아동이 약 14만8천명에 달한다고 설명한다. 전체 청소년 인구를 고려할 때 10명 중 1명 이상이 발달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이들의 행동문제는 놀이와 언어, 공동생활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자기 자신과 가족 모두에게 힘든 상황을 가져온다.
이 같은 발달장애 아동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치료실 중심의 중재가 아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처럼 한 아이의 행동을 중재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 전문가의 관심과 진심이 필요하다. 전문가 역시 의사를 비롯한 언어치료사, 작업치료사, 물리치료사 등 분야별 전문가가 협력해야 한다.
이와 관하여 부산 남구 대연동의 ABA4kids행동중재연구소 김숙희 원장을 만나 현재 한국사회의 행동중재 환경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Q. ABA4kids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이화여대 심리학과와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10여 년간 ABA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ABA를 공부하고 임상경험을 쌓았다. 이런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부모, 아동, 전문가들에게 ABA를 통해 본인의 자녀나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행동중재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은 취지에서 설립하게 되었다.
Q. ABA4kids의 주 서비스 분야는 무엇입니까.
A. 자폐를 포함한 발달장애를 비롯하여 정서, 행동 장애가 있거나 언어, 인지, 자조, 놀이, 사회성 등 기술을 올려야 하는 유아에서부터 청년 모두가 이용대상이다. 문제행동이 있는 아동의 경우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거나, 위험한 여러 행동을 중재하여 아동의 삶의 질을 높인다. 영아에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공격성, 분노 폭발, 배변 문제 등의 행동을 부모나 교사가 집, 혹은 학교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중재하는지에 대해 배우게 된다.
언어 및 인지 기술이 낮은 아이들은 미국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VB-MAPP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중재할 수 있다. 무발화, 제한적인 발화를 하는 아동을 포함해 자발어 및 대화기술이나 모방, 청자 반응, 매칭 등 놀이 및 학업기술 전 단계 기술이 부족한 아동들을 대상으로 필요한 기술을 올리도록 지도한다.
본 센터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부모교육이다. ABA에서는 주당 30시간을 중재해야 효과가 있다고 보는데, 부모가 교육을 받고 자녀에게 일관되고 체계적인 중재를 해야 이 조건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1년에 4번 열리는 기초 워크숍은 ABA에 대해 꼭 알고 있어야 하는 기초 지식을 비전문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부모가 전문가와 상담 시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고, 이론 위주가 아닌 다양한 실제 사례들을 다루어 내 자녀, 혹은 학생 중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한다. 주제별 워크숍은 문제행동 중재, 자조 기술, 놀이 기술, 사회성 기술, 요구기술 올리기, 성교육 등을 주제로 한다. 부모, 교사, 치료사들이 아이들에게 필수로 가르쳐야 할 여러 내용을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미국은 해당 아동에 대해 언어치료사, 작업치료사, 물리치료사, 교사, 의사, 행동 전문가가 서로 서류, 이메일, 전화, 혹은 회의를 통해 각자의 분야에서 의견을 개진하고 상호 보완하는 협업이 매우 활발하다. 이런 훌륭한 시스템을 한국에서도 활성화하기 위해 ABA4kids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영입하여 필요한 아동들에게 협업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원격화상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평가지를 통해 미리 아동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아동의 행동을 비디오 클립으로 분석한다. 이후 가정에서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실제 팁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아이가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는 미국의 학교상황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학교 행동 중재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이 프로그램은 학업에 방해가 되거나 자해를 포함해 위험한 행동을 하는 학생들을 분석한다. 이를 토대로 효과적인 중재 방법을 세워 교사와 교직원이 일관성 있게 그 학생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한다.
이 밖에 아동 행동 전문가가 되기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미국 행동 전문가 자격증인 BCBA의 자격을 유지하려면 2년 주기로 35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김숙희BCBA는 그 학점을 제공해줄 수 있는 프로바이더(provider)로서 전문가들에게 필요한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Q. 다른 업종과 비교해 ABA4kids만의 특징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A. 우선 국내 최초로 다양한 온라인 중재 프로그램을 활성화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시간, 장소의 제약을 두지 않고 효과적으로 중재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이 서비스를 받는 분들은 서울, 경기, 광주, 대구 등을 포함 전국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올해 코로나19 발생 이후로는 개별 중재뿐 아니라 교육청이나 학교에서 원격강의에 대한 요청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금처럼 코로나19로 비대면이 화두가 되는 시대에 이런 프로그램들이 더욱 활성화되어 많은 분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특히 ABA는 서비스를 받으려 해도 치료실이 주위에 없다든가, 대기가 너무 길다든가, 비용이 너무 비싸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 데 원격 화상 서비스는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다. 주에 1~2번 30~40분 전문가와 만나서 지도받고 그것을 내 아이에게 적용하면 된다. 어차피 코로나19 이후 치료사에게 아이를 맡기는 일은 점점 줄어들고 부모가 더 적극적으로 관여해야만 하는 시대로 바뀌어 가고 있다.
중재를 받을 아동의 나이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점이 두 번째 특징이다. 주로 학령 전 아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다른 센터와 달리 중고생 및 청년까지 폭넓게 다룬다. 문제행동중재와 기술 올리기 중재도 균형 있게 들어간다. 아동의 문제행동 때문에 기술이 올라가지 않는 경우도 있고 기술이 낮아서 문제행동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본 센터에서는 이 두 중재를 동시에 균형 있게 중재함으로써 만족할만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원활한 소통을 특징이다. 당사는 블로그, 밴드, 홈페이지를 통해 상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질문에 답해드리고 있다.
Q. ABA4kids을 운영하면서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ABA 중재의 핵심은 아동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부모, 교사, 혹은 주위 사람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동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여 그 부분부터 중재에 들어간다. 중재의 또 다른 가치관은 ‘배우지 못하는 아이는 없다’이다. 단지 느리게 배우느냐 빨리 배우느냐의 차이이지 배우지 못하는 아이는 없다. 당사에서는 아동의 현재 기술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개별적인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아동이 어떤 부분에서 멈춘다면 그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여 아동에게 잠재되어있는 역량을 꺼낼 수 있도록 돕는다.
Q. 대표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가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A. 한국에 오자마자 대구에서 한 부부가 오셨는데 상담 중에 “아빠, 엄마라는 말 한마디만 들으면 소원이 없겠어요”라고 눈물을 글썽이셨다. 아이가 전혀 말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년이 지난 지금 아이는 “아빠, 엄마”라는 말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 많이 먹을래요” “아빠는 언제 와?” 등 웬만한 말들은 다 구사하고 있다. 엄마는 아이가 이제 눈치도 챙기고 심부름도 하는 등 ‘사람’ 같다고 한다.
또 하루는 덩치가 큰 한 고등학생이 엄마 아빠에게 양팔을 붙들려서 들어오는데 얼굴 전체가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 아이가 자해가 너무 심해 한시도 손을 놓을 수가 없다는 부모의 얼굴은 너무나 어두웠다. 20분 정도 면담이 진행되는 동안 아빠는 불신의 눈으로 왜 자꾸 질문만 하냐고 빨리 어떻게 좀 해보라고 채근했다.
아동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면접과 관찰을 통해 인지한 후 몇 가지 중재법을 알려드렸고 바로 그 자리에서 문제행동이 확연히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두웠던 부모님의 얼굴이 밝아지며 불신에 가득 찼던 아빠의 입에서 감사하다는 소리가 나왔고, 한결 편하게 아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보람을 느꼈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미국의 큰 시스템 내에서 일했던 것이 지금의 사업장을 구축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정부 시스템을 민관이 권한을 이양받아 정신과 의사, 심리학자, 상담가, 다양한 분야의 치료사 등 여러 전문가와 협업하는 시스템이었다. 치료실에서 중재가 주로 이루어지는 한국과 달리 집, 학교, 병원 등 다양한 현장에서 교사, 의사나 부모와 같이 중재하는 환경이어서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연령대가 21세까지 폭넓었고 자폐를 비롯하여 ADHD, ODD, 정서장애 등 진단명도 다양했다. 이때 많은 사례를 접하고 중재했던 경험이 현재의 시스템을 있게 했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부모, 교사들에게 효과적인 중재법을 전수하여 그들이 집이나 학교로 돌아가서 자신의 자녀나 학생들에게 올바르게 다룰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그리고 ABA가 학업에 필요한 여러 기술을 올리는 데 적용될 수 있도록 지금처럼 여러 학교나 교육청과 계속 협업할 계획이다. 또한 ABA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려고 한다.
2017년 때 ‘홈ABA: 우리아이 행동중재’라는 책을 출판하였다. 전문가들을 위한 서적은 많으나 일반 대중을 위한 전문서적이 없다는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문적인 내용은 담았으나 최대한 어려운 전문용어는 빼고 일반 부모, 교사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하였다. 앞으로도 블로그, 밴드, 홈페이지를 통하여 양질의 정보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일을 계속하려고 한다.
Q. 마지막으로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 부탁드립니다.
A. ABA는 자폐뿐 아니라 여러 행동문제가 있는 아동들에게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중재할 수 있는 과학적인 중재법을 제공해드린다. 많은 분이 ABA에 대해 오해하거나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내 아이에게 적용하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종종 있다. 반드시 자격 있는 전문가를 찾아서 내 아이에게 효과적인 중재법을 적용하시기 바란다.